인사말
Artist & Color-Based Art Therapist – Bae Jiwoo
"색은 나의 언어이며,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빛으로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뉴질랜드 북섬의 해안 도시 타우랑가(Tauranga)에서 신학과 심리학을 공부하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광대한 색의 세계 속에서 제 예술의 뿌리를 발견했습니다. 코발트 블루의 바다, 올리브 그린으로 이어지는 언덕, 오렌지와 핑크빛으로 물드는 저녁하늘—그곳의 색은 매일 다른 감정처럼 변화했고, 저는 그 리듬을 "감정의 언어"로 읽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그림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감정의 조율이자 정체성의 기록, 그리고 세계와 연결되는 하나의 치료적 경험이 되었습니다.
색채를 통해 마음을 읽고, 돌보다
다문화적 환경에서 살아가며, 저는 색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임을 깨달았습니다.
한 캔버스 안에서 서로 다른 색이 조화와 긴장의 균형을 만들어내듯, 인간의 마음도 색을 통해 위로받고 비로소 자기 목소리를 발견합니다.
이 경험은 제 작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색채학을 연구하며, 저는 색이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 신경계·정서·행동을 움직이는 생리적 언어임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푸른색은 불안을 가라앉히고, 노란색은 희망을 일깨우며, 붉은색은 생명의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것—저에게 색은 감정의 생명체이자 치유의 시작입니다.
임상 현장에서 확인한 '색의 치유력'
저의 예술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과정"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아동, 청소년,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함께한 임상 경험은 제 예술을 "색채 기반 치료"로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적장애 아동과의 1년간의 작업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한 색채 표현 프로그램에서, 저는 색이 단순한 물감의 혼합이 아니라 감정이 흘러나오는 통로임을 보았습니다.
뇌병변 장애 아동이 핑크와 코발트 블루의 색 폭발을 바라보다 생애 처음으로 "팡팡팡"이라는 소리를 내던 순간—저는 색이 언어를 깨우고, 감정을 움직이며, 존재를 흔드는 치유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암 환자 색채 프로그램
양평 메디컬 힐링센터에서 암 환자들과 함께한 색채 활동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붉은 물감을 비비며 "따뜻하다"고 하던 손끝의 미세한 떨림, 파란 하늘을 그리며 "숨이 편해진다"고 말하던 목소리—그 모든 순간은 색이 감정 조절·불안 감소·내적 회복을 이끌어내는 실제적 치료 매개체임을 증명했습니다.
나의 작업은 '색의 파장'을 기록하는 예술이자, 마음을 돌보는 치료입니다
저는 색의 미묘한 떨림이 마음의 결을 바꾸고, 색의 온도가 인간의 내면을 어루만진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제 작품은 색채 자체가 주제가 되며, 색의 파장—즉 감정의 진동을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예술가로서뿐 아니라 색채미술 치료사로서, 저는 색을 통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가진 아이들, 감정의 방향을 잃은 이들을 돕고자 합니다.
색은 단순한 빛의 과학이 아니라, 감정의 언어이며, 내면을 깨우는 에너지이며, 사람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통로입니다.
색채 기반 예술 × 심리학 × 임상치료
저의 작업 세계는 다음의 세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색채의 감정적·철학적 의미 탐구
색의 생리적·심리적 작용 연구
아동 및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위한 색채 기반 미술치료(Color-Based Art Therapy)
이 세 가지가 만나 저만의 색채적 언어, 그리고 "예술과 치료를 잇는 시선"이 완성됩니다.
예술가이자 치료사로서의 사명
저는 믿습니다.
"색채의 파장은 마음을 두드리는 진동이며, 그 진동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
저는 앞으로도 색의 심리적 온도와 생명력을 예술로 표현하는 동시에, 색채미술을 통해 아동·청소년·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의 마음에 빛을 불어넣는 치료사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림은 저에게 예술이자 치유이며, 색은 제가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는 방식입니다.
2025
화가
배지우